신사/박인걸 2016. 7. 2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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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온

 

일상의 지루함을 떠나

심산계곡에 발을 담그니

구부정한 거목이

잎을 흔들어 반긴다.

 

바람은 낮잠에 누웠고

냇물은 조촐하고

먼 하늘 구름은 한가롭고

물새만이 가끔 깃을 턴다.

 

매일 몹시 부대끼어

머리카락이 곤두서고

고운 음악도 뇌척수를 건드려

손발이 저리더니

 

여기에 이르니

본래의 품성이 반긴다.

내 자라던 그 시절의

마을 어귀에 선듯하다.

2016.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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