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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2 36

길에서 방황하다.

길에서 방황하다. 눈앞에 펼쳐진 수많은 길들겹겹의 갈림길에서나는 오래도록 서성인다.어느 길이 바른 길인지어느 쪽으로 가야 할지 몰라답답함만이 가슴을 짓누른다.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도시의 불빛사람들 웃음소리 흘러나오는 화려한 골목하지만 그 끝에는 무엇이 있을까.욕망의 허기진 그림자가 서성인다.멀리 바라다 보이는 길은거칠고 비좁은 오르막길이다.희미한 별빛 아래 외로이 걸어야 하는 저 길 끝에는 과연 무엇이 있을까.수많은 길 위에 멈춰선 방랑자의 모습잘못 된 길로 내몰리는 사람과올바른 길을 외면한 채 방황하는 사람잘 그려진 지도는 있는데그 위에 길이 엉켜있다.고장나지 않은 나침판은 있는데그 바늘은 쉼없이 흔들린다.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는 나는갈림길에서 온종일 흔들리며 방황한다. 날은 점점 기우는데길 위에서 방..

나의 창작시 2024.12.15

아포리아 (Aporia)

아포리아 (Aporia) 길이 없다. 캄캄하다.있는 길조차 잃어버린 자들의 행렬을 보라.서로 다른 방향으로 걸으며 서로를 향해 외친다.너는 틀렸다! 너는 잘못되었다!어둠 속에서 빛을 쫓던 눈빛이빛을 삼키는 어둠이 되어버린다. 누구도 어둠이라 하지 못한 이 빛그 빛은 차가운 분열의 칼끝이 된다.환호와 절망은 같은 언어로 속삭인다.우리가 승리하면 모두가 행복하리라.그러나 승리의 날은 결코 오지 않는다.모두가 진영 논리에 깊이 빠져상대방의 소리를 밀어낸다. 서로의 벽을 강하게 두드리지만결국, 모순 속의 침묵으로 스며든다.진실은 한쪽의 것이 아니다.진실을 소유하려는 자는오히려 거짓을 더 사랑한다.아포리아 속에 우리는 서 있다.풀리지 않는 매듭을 붙잡은 채로언제나 같은 질문을 반복하며언제나 다른 대답에 분노한다...

나의 창작시 2024.12.14

함성(喊聲)

함성(喊聲) 거리엔 탄핵의 함성이 파도친다.깃발이 흔들리고, 분노의 화산이 솟구친다.그 속에 서서 나는 묻는다.이 함성은 정의인가? 아니면 또 다른 아우성인가?누군가는 돌을 던지고누군가는 눈물을 흘린다.저 돌은 누구를 향하나?저 눈물은 누구를 위해 흐르나? 예전에도 군중이 외쳤다.“십자가에 못 박으소서!”그때의 외침이 지금과 다른가?악이 선으로, 선이 악으로 뒤바뀌는이 혼돈의 역사에서 나는 어디에 서야 하는가?법은 정의를 말하고, 마음은 사랑을 외치지만법은 때로 눈을 감고 사랑은 힘을 잃는다. 중도의 길은 안전한가?양 극단의 길은 옳은가?발걸음이 멈추는 곳, 그곳이 나의 길인가?진리의 한 조각을 찾아 쉼 없이 흔들리는 나 이 함성 속에서 진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나는 부르짖는다. 내 안의 함성으로..

나의 창작시 2024.12.14

겨울 소나무

겨울 소나무 찬 바람 두렵게 휘몰아쳐도푸른 빛 잃지 않는 너언 땅을 딛고 선 결의로하늘 향해 서 있는 소나무여! 절개의 이름으로 가지를 펴고눈보라를 가슴으로 안아도부러지지 않는 강인함으로언제나 자신을 새롭게 세우는 나무 얼음장 같은 밤의 속삭임에도속 깊이 숨겨둔 생명의 불씨고요 속에 피어오르는 노래에희망의 날개를 펼친다. 강추위를 이기는 자의 침묵속에는승고한 승리의 흔적이 서려겨울을 품은 너의 모습은시련 속에 빛나는 인간의 초상이다.2024,12,13

나의 창작시 2024.12.13

마음이 추워도

마음이 추워도 계엄령의 여파로 마음은 얼어붙고차가운 여론에 민심은 요동친다.탄핵의 파도가 바위처럼 부서질 때서민의 고달픔만 눈처럼 쌓여간다. 국론은 밭이랑처럼 갈라지고서로의 눈빛에는 불신이 가득하며갈라진 길 위에서 외면하는 눈빛은예리한 칼날에 베인 듯 아프다.거리를 오가는 걸음마다천근 무거운 쇳덩이를 매달고피곤한 얼굴들만 나를 스쳐 갈 때치밀어 오르는 눈물을 억지로 삼킨다.겨울은 더 깊고 어둠은 더 길어져작은 불빛 하나가 길을 잃은 듯 흔들리지만,그 속에서도 조용히 희망은 스며든다.마음은 차갑고 세상을 얼어붙어도서로의 온기로 우리는 견디자우리는 서로를 증오하지 말고한줄기 따스한 바람처럼 희망을 주자.어둠은 깊어도 시간은 궤도를 돈다.마음이 추워도 새 아침은 오고 있다.2024,12,12

나의 창작시 2024.12.12

세상이 수상하다.

세상이 수상하다. 먹구름이 깊게 드리운 하늘발밑에서 흔들리는 대지의 혼돈계엄령의 소문은 겨울바람처럼 차갑고침묵 속에서 우리는 무엇을 잃고 있다. 탄핵의 징 소리 빛과 어둠의 경계에서아스팔트에 쏟아진 민심의 무게분노로 적신 촛불이 광장을 가득 채우고겨울바람 속에서도 불꽃은 사그라지지 않는다. 쇠줄에 묶인 그림자는 길게 드리우고,갇힌 진실은 벽 너머를 넘보지 못한다.백성의 마음은 불안 속에 뒤척이며희망과 절망 사이에서 길을 묻는다. 세상은 혼란에 빠져 흐느적대고,누군가의 욕망은 길을 헤매는 불빛처럼 흔들린다.하지만 어둠 속에서 움트는 작은 새싹을 보라우리는 다시 세워야 한다. 무너진 미래의 기둥을 든든히 세워야 한다.2024,12,11

나의 창작시 2024.12.11

하이에나

하이에나 달빛 그림자 짙은 초원에는날카로운 이빨이 굶주림을 노래하고피 냄새를 쫓아가는 발걸음잔인한 사냥터 쉼 없는 운명이여!  한 점의 살점 앞에 모여드는 눈빛들피도 눈물도 없는 약탈의 춤사위숨통과 창자를 물고 뜯을 때면한 번의 긍휼도 허락되지 않는 매정함이여! 인간 숲에도 울려 퍼지는 표호사나운 이빨과 욕망의 날카로운 발톱미소 뒤에 감춰진 굶주림의 초상약자를 짓밟는 인정머리 없는 정글이여! 비애는 하이에나처럼 우리 곁을 맴돌고삶은 쫓고 쫓기는 자의 끝없는 무대약육강식과 적자생존의 속성은피로 물든 발자국의 두려움뿐이다.2024,12,9

나의 창작시 2024.12.09

서리 꽃

서리 꽃 서리꽃이 피던 그날대지는 얼음처럼 차가웠고,고달픈 바람이 발자국에 스며도나는 맨발로 걸어야 했다. 호흡마져 얼어붙던 새벽가로등 아래 드리운 고독한 그림자서리꽃처럼 하얗게 피어난서러움이 가슴에 내려앉았다.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 길목에서,하늘을 쳐다보며 울었다.하얀 꽃잎으로 흩어지는 눈물은내 삶의 슬픔의 언어였다. 서리꽃이 녹아 사라지는 날나의 아픔도 희미해질까.맨발이 길위에 남긴 이야기도서리꽃과 함께 사라지려나.2024,12,8

나의 창작시 2024.12.08

배신의 아이콘

배신의 아이콘 가룟 유다여! 은화 삼십의 대가진리의 빛을 팔아 어둠에 묻혔도다.십자가 아래 울부짖는 고통그 손은 영원히 망각의 피를 머금으리라. 브루투스여! 너마저의 외침 속에잔인한 칼끝은 우정의 가면을 찢었도다.자유라 부른 그 날카로운 배신을역사는 너를 차디찬 이름으로 기억하리라. 퀴슬링과 왕징웨이여! 민족의 뒤편에 서서외세의 손에 조국을 넘겼구나.욕망의 불꽃은 잠시 타올랐으나역사의 불씨 속에 그 이름은 재가 되었도다. 미라 쑤니치여! 욕망에 가린 눈동자너의 선택은 강을 바꾸고 산을 울렸도다.배신이 남긴 상처는 너만의 것이 아니니인류는 그 교훈을 뼈에 새기리라. 주군을 배신한 어느 정치인이여!목전의 이익을 위해 신의를 저버렸도다.당장은 감즙(甘汁)에 취할터이나배에서 쓴물이 쏟아질 때 통곡하리라.2024..

나의 창작시 2024.12.07

그의 오판(誤判)

그의 오판(誤判) 푸른 물결에 안주하며깊이를 가늠하지 못했다.견고한 줄 알았던 바닥이모래알처럼 무너져 내렸다.그의 선택 그의 결정이바다를 삼키게 될 줄 누가 알았을까. 바람은 속삭이며 길을 제시했고그는 망설임 없이 따라갔다.빛나는 이정표라 확신했건만그 끝엔 낭떠러지였다.뒤돌아본 자리엔 불길이 번졌으니누구의 잘못이라 탓할 수 있으랴. 계산은 나름대로 정교했지만인간의 한계는 간과했다.흐릿한 직관이 명확한 이성을 덮어그 무지하고 어리석은 확신이운명을 가르는 칼날이 되었으니.날카로웠던 건 욕망의 끝뿐이었다. 오판의 대가는 그를 집어삼키고선택은 흙탕물을 일으키며 휘돌아자신을 파멸로 이끄는 강이 되었고그 흐름에 몸을 던지는 순간 깨달았으리이 길 또한 자신이 선택한 길임을!2024,12,6

나의 창작시 2024.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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